평론        원동석(교수, 미술평론가)       

      

 

 

윤산 강행원의 초상

 

 

 

 


윤산 강행원은 한국화단에서 보기 드물게 다방면에 재능이 뛰어난 작가이다. 그는 그림 이외에 한학과 서예에 능하고 시집을 몇 편 낸 시인이기도 하며 불교에 남달리 조예가 깊은 재가 수행자이기도 하다.

또한 사회의 불의를 보면 불같이 일어나 질타하기를 서슴지 않았던 이 시대의 지사, 양식인이다. 그 나이 급에 한국화를 한 작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민중미술 운동을 이끌었던 경력을 보더라도 그는 세속의 명예를 탐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예도를 추구한 작가이다.

그는 이 시대 70년대의 한국화에서 가장먼저 진경산수를 보여주는 사경의 선구였으며 또한 민화적 진채화나, 불화에도 파고들어 특히 불화를 패러디 하여 세속의 부패와 권력을 풍자한 민중그림을 민중운동시대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고전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로서 전통적 문인화 기법에 조예가 깊어 그 방면의 저술인 문인화론사의 미학을 출간한 보기 드문 박학한 화가이다. 또한 중앙 일간지 연재물 황석영, 김성동 등 대하소설의 원색 삽화를 맡아 그렸다.

이미 知天命을 넘어선 나이에 그가 도달해야 할 경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 숙제를 뒤로 미루고 있는 학생 같은 삶을 산다고 할까?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그러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선구를 보여온 그의 예술의 진면모가 널리 깊이 알려지기를 바라고 기대 할 따름이다.

2000. 12. . 원 동 석(미술평론가, 목포대학교 교수)